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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닥일기 154 ( 노인장기 요양보험 유감 7 )
    나의 이야기 2018. 4. 16. 15:01


    얼마 전 요양병원 화재로 많은 노인들이 사망을 했다.

    그런데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이럴 때마다 대책이라고 발표를 하지만 이런 일이 다시 안 생긴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우리 병원이 아닌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과

    당분간 관계기관에서 모든 요양병원을 참 귀찮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밤에 병원에 불이 나면 어느 병원이던 사고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스프링클러는 작동을 하겠지만 150명이 넘는 환자중에

    스스로 대피를 할 수있는 사람은 2-30명에 그치고

    나머지 100명이 넘는 와상환자와 치매환자를 10명이 안 되는 당직 직원이

    어찌 안전하게 대피를 시킬 것인가?

    그냥 우리 병원은 아니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병원의 창문에는 상처가 많다.

    수년전, 집에 간다고 창문을 열고 방충망을 뜯고 2층에서 뛰어내린 치매환자가 있었다.

    모두가 불을 끄고 자는 한밤중에 있었던 일이라 환자 상태를 돌아보던 간호사가

    창문이 열린 것을 발견하고 급히 환자를 찾았다.

    그러나 마당에서 아무 흔적을 발견하지 못 하고 당직을 하던 직원들과

    기숙사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병원 구석 구석을 찾아다니고

    차를 타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까지 돌아다니다가 병원 구석에서 겨우 환자를 찾았는데

    다행이 크게 다친 곳은 없고 팔이 골절된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모든 창문에 철제 봉으로 안전바를 설치했었는데

    이번에는 철제 바와 바 사이로 머리를 넣고 밖으로 나간다고 애를 쓰는 환자를 발견하고

    다시 철제 바의 간격을 줄여 설치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방서에서 점검을 나와 창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것은

    소방법에 걸린다고 모두 치우라고 해서 모두 떼어 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할머니가 역시 집에 간다고 2층 창문에 올라가

    화단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는 것을 보고 급히 밑에 이불더미를 깔아

    다행이 뛰어내린 환자가 다치지 않고 마무리가 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하여 보건소에서 감사가 나와 환자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선 환자의 안전이 중요한 것이라 다시 창문에 안전바를 반 정도 가로로 설치를 해서

    침상에 올라가도 창문을 넘어갈 수 없게 했는데 다시 관계 기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안전바를 세로로 설치하여 한쪽 창문만 막고 다른 쪽 창문은 고정을 시키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창문마다 안전바를 떼어 세로로 바꾸었다. 



    안전 바를 하면 소방법에 걸리고, 안 하면 환자의 안전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어느 법에 따라야 하는 것인지 답이 없다.

    그래서 몇 번 창문에 안전바를 붙이고 떼고, 다시 옮기다 보니

    우리 병원 창문틀에는 상처가 많다.


    시키는대로 한쪽 창문을 고정하고 안전바를 세로로 바꾸었으니 이제는 안전할까?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우리 병원에만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소방법과 의료법이 서로 충돌을 하고 있는데 해결을 해야 할 행정부는

    서로 자신들의 관점에서 지시를 하니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병원에서 해결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 피해는 병원에서 보고 있다.


    벌써 3-4번을 떼었다 부쳤으니 이제 문제가 없는 것일까?

    만약에 환자가 창문 유리를 부수고 창문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될까?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사고라서 오늘도 간호사들은 밤마다 수시로 병실 점검을 하고

    책임자는 가끔 치매 환자가 창문을 부수고 뛰어내리는 악몽을 꾸며 지낸다.


    아마도 꽤 오래동안 병원 책임자는 편한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

    법을 만드시는 지혜롭고 지위높은 분들이 이 일을 해결해 주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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