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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닥부부의 예루살렘 자유여행 6 ( 성묘교회)
    여행 2019. 12. 1. 15:20

    2019년 11월 14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성묘교회로 갔다.

    올드시티 안은 치안이 안정적이라 이른 아침에도 다니는 사람이 있고

    좁은 길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아 오히려 조용히 예배드리는 마음으로 

    성지를 돌아볼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시설이 열악한 것을 알면서도 올드시티 안의 호스텔로 숙소를 정했다.

    가끔 지나는 사람이 있으나 조용한 돌길을 따라 성묘교회로 갔다.

    불빛에 비친 교회가 성스럽게 보였다. 


    새벽에 성묘교회를 찾은 사람들. 

    2층 우측 창문에 걸쳐있는 나무 사다리가 인간의 치부를 보여주고 있다.


              교회로 들어가면 바로 우측에 있는 골고다로 올라가는 층계

           골고다 천주교 측 예배소

    교회 안으로 들어가 우측의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골고다 언덕이 있다. 

    벌써 와서 예배를 드리며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20여명이 있었다.

    모두 조용히 기도를 드리는 구석에 앉아 나도 잠시 기도를 드렸다. 

    내가 기도를 드린 곳은 천주교 관할이고 옆으로는 그리스정교회에서 관할하는 곳이 또 있다.





                                              정교회측 골고다

    여기서도 인간의 교파싸움은 빠지지를 않는다.

    어디가 진짜 십자가가 있던 자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자기들 주장대로 갈라놓은

    교파로 대변되는 인간의 욕심과 교만이 부끄러울 뿐이다. 




    골고다 언덕을 내려오면 바로 앞에 커다란 연한 갈색의 사각돌판이 있다.

    돌아가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려 향유로 장사지낸 돌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이 이곳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다.

    어떤 이는 십자가를 놓고 기도를 드리고, 어떤 이는 아이의 옷을 놓고, 어떤 이는 자신의 수건을 놓고,...

    그들도 무엇인가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는 것같은데 모두 이루어지기를 나도 기도해보았다.





    이 장례석 뒤벽에는 예수님을 장례하는 그림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들어가면 예수님의 무덤이었다는 곳이 나온다.




                            예수님의 무덤

    큰 기둥이 여럿 있고 마치 장막같은 구조로 만든 곳에는 아침 일찍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무덤속에 들어가고 싶은 기대를 품고 많은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우리는 내일 더 일찍 오기로 다짐하고 지나쳤다.


                                                 아르메니아 관할 지역의 무덤


                천주교 관할의 예배소.

    교회 안은 여러 종파의 의미있는 장소가 있지만 그리 흥미있는 곳은 아니다.

    모두가 증거와 증언을 근거로 만든 곳이 아니라 추정하는 곳을 주장하는 곳들이라

    그 정확한 장소는 알 수가 없다.

    내가 바로 그 역사적인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때 그 일을 생각하고 

    그 곳을 찾아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믿는다.  

    십자가가 서 있던 자리가 내가 서 있는 자리인지 아니면 내 옆사람이 서 있는 자리인지

    혹시 더 멀리 떨어진 곳이 정말 십자가가 서있던 자리인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자리에 서 있기를 원한다.

    영원히 알 수가 없는 것을 가지고 다투고 싸우는 인간의 모습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리는 그 의미만 마음에 두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아보았다.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은 차츰 늘었다.

    예루살렘에 있던 7일중 투어가 없는 3일동안 매일 새벽 성묘교회에 가서

    우리는 사람들이 없는 곳만을 찾아 돌아보고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예수님의 무덤이라는 곳은 들어가 볼수가 없었다.  

    5시부터 시작된 성직자들의 새벽예배가 8시가 넘어야 끝난다고 한다.

    문앞에서 기다리던 몇명의 사람들이 예배의 막간을 이용하여 잠시 무덤안에 들어갔다가

    쫓겨나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그들은 운이 좋다고 생각하겠지.

     베들레헴에서 행했던 어리석은(?) 기다림은 한번으로 족하다.

    우리는 무덤밖에서 기도를 하고 그냥 돌아섰다.


       예배의 막간을 이용하여 발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던 순례자는 바로 쫓겨났다.

    교회 앞으로 나와 2층 창가에 150년동안 세워져있다는 나무사다리를 보면

    또 한번 교파의 추함과 인간의 악함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인간은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행할수가  없는 자들이다.

    오직 탐욕과 교만으로 가득찬 인간의 모습은 믿는자나 안 믿는자나 비록 성직자하더라도 다르지가 않다.  

    슬프게도 이 생각은 내가 성지 순례가 끝난 지금 얻은 결론이다. 


    나는 내가 하나님을 짝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정답은 하나님이 인간을 짝사랑하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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