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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닥부부의 이집트 자유여행 6 ( 에드푸, 코옴보 )
    여행 2018. 11. 23. 15:28

    11월 6일

    아침 일찍 일어나 커튼을 걷으니 배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일강이 너무 잔잔하고 조용하다.

    일찍 일어난 어부는 벌써 배를 몰고 나왔다.




    크루즈선 방에 앉아 나일강변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한가롭고 좋았다.

    이렇게 차분하고 고요한 아침을 맞이한 것이 몇년만인가? 

    의사 생활을 시작하고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아침을 맞이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차츰 밝아오는 강변의 갈대(?) 숲을 보며 잠시 감사기도를 드렸다.


    그 사이 배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정박을 준비하고 있다.

    7시에 아침을 먹고 10시에 배가 다시 출발을 한다고 하니 방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아내가 로비에 가보니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한다.

    가끔 1박만하고 다시 버스로 카이로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런 단체 관광객인 줄 았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 로비로 내려가 물어보았다.

    <여기가 어디냐?> 했더니 에두푸란다.

    <그럼 관광은 언제 나가느냐?> 했더니 < 가이드가 없냐?>고 묻더니

    지금 다 관광을 나갔다고 한다.

    10시에 배가 출발한다고 한 것은 그사이에 나갔다가 10시까지 돌아오라고 한 것인데

    내가  잘 못 생각한 것이다.  내가 초보 가이드라서 큰 실수를 했다.

    다행이 지금 시간이 8시 40분이라 아직 많이 늦은 것이 아니라서 급히 서둘러서 배에서 나왔다. 우리가 나오기 전 직원이 신전까지는 마차를 타야하는데 마차당 100파운드를 주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배에서 내리니 배 앞에 마차가 하나도 없이 조용했다. 


    <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라는데....>

    순간 잠시 걱정을 했는데 어디서인가 마부가 뛰어나오며 소리를 질렀다. 

    반가운 마음에 그쪽으로 가는데 다시 다른 마부가 뛰어나오더니

    먼저 나온 마부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며 쫓아내는 것이다.

    아마도 자기들끼리 순서가 있는 것인지 먼저 온 마부가 아무 소리도 없이 물러섰다.

    먼저 가격을 물으니 400파운드를 달란다.

    4명이 타는 것이지만 배에서 가르쳐준 가격에 4배를 부른다.

    말도 안 된다고 거절을 하니 300파운드를 달란다.

    비싸지만 우리 마음이 급하여 4명이 같이 탔다. 

    에드푸 시내를 말을 타고 달리는데 4명이 타고 가려니 삐쩍 마른 말에게 너무 미안했다.

    말이 달리는 것도 시간이 없는 우리때문에 더 뛰는 것 같고....


    9시 경에 신전앞에 도착을 해서 우리가 9시 반에 나오겠다고 하고 신전으로 들어갔다.

    벌써 구경을 다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신전들의 형태가 많이 비슷했다.

    초조한 마음에 급히 돌아보고 9시 20분 경에 신전을 나와 마차로 가니 그 자리에 마차가 없다.

    4명이 열심히 마차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10시에 배가 출항을 한다는데 마차가 없어졌으니 마음이 너무 초조해지고 불안했다.

    그런데 어느 젊은 마부가 우리에게 오더니 자기가 그 마부 대신 가기로 했다고

    자기 마차를 타라고 한다. 

    그러나 사기와 거짓말이 일상화된 이집트 사람들의 말을 어찌 믿을 수가 있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그냥 열심히 찾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마차는 보이지를 않았다.


    9시 30분이 지나 어느 할아버지가 오더니 이 마부가 본래 우리가 타고 온 마부의  친동생이라고

    이걸 타고 가면 된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을 믿을수는 없지만 배 출항시간이 가까워지니 더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냥 속는셈치고 마차를 탔다.

    그리고 거의 배가 있는 부두에 가까이 왔을때 마부가 마차를 세우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뒤에서 본래 우리가 찾던 마부가 뛰어오고 있었다.

    아마도 그 사이 다른 사람을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인 것 같았다.

    그래도 사람을 그렇게 놀라게 하면 안 되지.

    이 사진을 찍은 후 마부와의 실갱이가 너무 끈질기고 화가 났다. 

    무사히 배 앞에 도착을 해서 내리려고 하는데 마부가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미안해서 써비스를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사진을 찍고 약속한 300파운드를 주고

    고생한 말에게 맛있는 걸 사주라고 팁을 더 주었다.

    기분 좋게 돌아서려고 했는데 다시 나를 붙들더니 팁을 달란다.

    아까 주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그것은 말에게 준 것이고 자기에게 또 달란다. 

    어이가 없어 무시하고 돌아서는데 다시 잡더니 이제는 사진 찍은 값을 달란다. 

    우리가 한 마음 고생을 생각하면 오히려 우리가 배상을 요구해야 하는데 괘씸하다.

    화가 나서 그냥 돌아섰더니 마차에 떨어져 있었다고 천원짜리 두장을 준다.

    아내의 핸드폰에 있던 천원짜리 두장이 아까 사진을 찍어준다고 달라고 했을때 떨어진 것인지

    몰래 꺼낸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감사하다고 하고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돈을 돌려주었으니 그 값을 달란다.

    너무 어이가 없어 그냥 돌아서는데 옷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나도 화가 나서 더 이상 못 준다고 돌아서니

    그럼 그 돈은 자기가 주은 돈이니 자기 것이라고 다시 달란다.

    천원짜리 한개를 돌려주니 두개였다고 하나를 더 달란다.

    그리고 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데 천원짜리 두장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거 그냥 버리는 돈이야!> 하고 발로 뻥차는 시늉을 했다.

    참 지저분하고 더럽게 머리가 발달한 사람이다.   


    배는 10시 30분경에 출항을 했다.

    코옴보까지 가는 4시간 정도 쉬기도 하고 배의 데크에 올라가 잔잔한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강변을 구경하기도 했다.

    썬텐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우리는 그늘을 찾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3시 반경 코옴보 신전으로 갔다.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유있게 돌아보는데 주위가 공사중이라 가는 길도 매표소도

    그리고 신전 안까지 무척 어수선했다.

      귀중한 유물을 파내어 도둑질해 간 흔적이 너무 뚜렸하다.

    몇 군데 신전을 돌아보고 나니 우리 눈에는 비슷비슷하여 조금 지루하기까지 했다. 

    돌아오는 길에 상점앞을 지나는데 계속 < 1달러! 1달러! > 하고 외치는 상인에 호기심이 생겨

    아내와 형님 부부가 구경을 갔다.

    그런데 잠시 후 2 달러를 들고 들어간 아내가 나오는 길에 상인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나는 밑에서 그냥 돌아오라고 소리를 치고 있는데 

    한참을 실강이를 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들으니 1달러라고 소리를 치던 스카프를 사려고 하니

    5달러를 달라고 하더란다.

    < 아까 1달러라고 했잖아? > 했더니

    < 그냥 구경하는 값이 1달러이고 사는 것은 5달러다. >  하더란다.

    이건 상술이 아니고 사기 수준이다.

    그냥 돌아오겠다고 1 달러를 다시 달라고 했더니 그럼 2개에 6달러를 달라고 하다가

    마지막에 2 달러에 하나를 주더란다.

    상식을 초월하는 꼼수의 정점인 것 같다.


    5시 반에 배는 아스완으로 출항을 했다.

    7시반에 시작된 저녁은 특별한 것이었다.

    마지막 식사 분위기있게 식당을 촛불로 장식했고

    음식도 먹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예쁘게 장식을 했다.

    분위기에 매료되어 우리도 맥주를 주문하여 같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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